[ESG사람들] "100% 리사이클 펠릿 전세계로 수출"…김정빈 수퍼빈 대표

보도자료  |  2024.06.25  |  #수퍼빈 #아이엠팩토리

EU, 신차제작 시 플라스틱 25% 재생원료사용 규제(ELVR) 마련 중
'폐페트병 모아 플레이크 만드는 국내 1호 재생원료 생산 기업'
올 4분기 재생원료 ‘펠릿’ 생산 예정...‘아이엠팩토리’ 2호 건설중
“순환경제에 기여하는 회사, 순환경제에 영감주는 존재 되고 싶다”

 

수퍼빈 김정빈 대표가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수퍼빈 '아이엠팩토리'의 4층 커뮤니티 공간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ESG경제

수퍼빈 김정빈 대표가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수퍼빈 '아이엠팩토리'의 4층 커뮤니티 공간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ESG경제
 

전지구적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고 자원 재활용을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계 각국이 순환경제 모델 구축에 나서고 있다.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유럽연합(EU)은 지난 2020년 3월 ‘순환경제 행동 계획(CEAP)’을 채택해 전자제품, 배터리와 차량, 포장, 플라스틱, 섬유 등의 부문에서 지속가능한 제품 디자인 촉진과 수리권 등 소비자 권리 강화를 통해 폐기물을 감소시키기 위한 각종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폐기물의 가치를 높이고 순환경제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폐기되는 투명 페트병(PET병)을 수집해 세척, 가공을 거쳐 섬유와 식음료 페트병 등으로 재탄생되는 재생원료를 만드는 순환경제 기업 ‘수퍼빈(Superbin)’의 창업자 김정빈 대표를 만나 순환경제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지난해 투명 페트병 1억 6천만개 수거

순환경제(Circular Economy)는 지속가능한 디자인과 재생원료 사용 등으로 제품의 재사용과 재활용을 촉진해 자원이 폐기되지 않고 계속 ‘순환’하도록 하는 구조를 말한다. 대량생산과 소비, 이후 폐기라는 단선적인 기존의 선형경제(Linear Economy)와 달리 ‘쓰고난 것을 그냥 버리지 않고 다시, 계속 쓸 수 있도록 하자’가 핵심이다.

 

수퍼빈은 순환자원 회수로봇 ‘네프론’을 통해 버려진 투명 페트병을 회수한다. 전국 지자체와 기업에 약 1100여대가 설치된 네프론 투입구에 깨끗한 페트병을 넣으면, 네프론에 탑재된 인공지능 선별 시스템이 재활용이 가능한 페트병을 구분한다. 이용자는 개당 10원을 보상받는다. 

 

수퍼빈은 네프론을 통해 지난 한 해 동안 약 1억 6000만개, 5월 기준 누적 약 3억 7000만개의 페트병을 수거했다. 수퍼빈이 타 재활용 업체에 폐기물을 판매하는 알루미늄 캔도 누적 1억 2000만개를 수거했다.

 

수퍼빈이 개발한 순환자원 회수로봇 '네프론'(왼쪽)과 경기도 화성시 수퍼빈 공장 '아이엠팩토리(imfactory) 전경. 사진=ESG경제

수퍼빈이 개발한 순환자원 회수로봇 '네프론'(왼쪽)과 경기도 화성시 수퍼빈 공장 '아이엠팩토리(imfactory) 전경. 사진=ESG경제
 

전국 각지에서 회수된 페트병은 압축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수퍼빈 공장 ‘아이엠팩토리’로 모인다. 

 

여기서 페트병은 이물질 제거 및 선별, 온수 세척과 분쇄 과정을 거쳐 눈 결정과 비슷하게 생긴 재생원료 ‘플레이크(Flake)로 가공된다. 2022년 11월부터 플레이크 시범 생산을 시작한 아이엠팩토리는 연간 1만톤의 플레이크를 생산할 수 있다. 

 

플레이크는 사용 용도에 따라 또다시 재활용될 수 있는 ‘고품질’ 식음료 플라스틱 병과 의류 제작에 주로 쓰이는 장섬유로 활용된다. 재활용되기 어려운 ‘저품질’ 재활용품으로 필름과 시트, 솜과 같은 단섬유가 되기도 한다.

 

수퍼빈은 추가적인 가공을 통해 플레이크보다 활용이 더욱 용이한 구슬 아이스크림 형태의 재생원료 ‘펠릿(pellet)’ 생산에도 올해 4분기부터 나설 예정으로, 펠릿 생산 설비를 갖춘 ‘아이엠팩토리’ 2호를 현재 전라북도 순창군에 짓고 있다. 

 

아이엠팩토리 내부 재활용 플레이크 생산 공정과 분쇄 과정을 마친 플레이크. 사진=ESG경제

아이엠팩토리 내부 재활용 플레이크 생산 공정과 분쇄 과정을 마친 플레이크. 사진=ESG경제
 

그러나 수퍼빈을 '버려진 페트병을 모아 플레이크를 만드는 재생원료 생산 기업'이라고만 표현하기엔 부족하다.

 

아이엠팩토리로 들어가려면 중앙 진입로를 통해 조성된 작은 숲을 지나야 한다. 아파트 재건축 단지에서 폐목된 나무들을 옮겨 심어놓았다. 입구를 지나 공장의 본관 3층에 가면 아이엠팩토리에서 이뤄지는 폐플라스틱 소재화 전과정을 구경할 수 있는 전시실이 조성되어 있고, 녹인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기념품을 만들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4층엔 주민들을 초청해 문화행사를 개최하는 커뮤니티 공간, 카페와 더불어 유기견 임시 보호 공간도 조성돼 있다.

 

(왼쪽)아이엠팩토리 공장 초입 아파트 재개발 단지 등에서 폐목된 나무들을 옮겨심은 작은 숲. (오른쪽) 공장 내부 4층에 조성된 유기견 임시 보호 공간. (사진=ESG경제, 수퍼빈 제공)

(왼쪽)아이엠팩토리 공장 초입 아파트 재개발 단지 등에서 폐목된 나무들을 옮겨심은 작은 숲. (오른쪽) 공장 내부 4층에 조성된 유기견 임시 보호 공간. (사진=ESG경제, 수퍼빈 제공)

 

작은 숲과 문화공간을 갖춘 아이엠팩토리는 여러모로 일반적인 ‘폐기물 공장’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장은 순환경제 구축이라는 지향 가치와 더불어 단순히 재활용을 넘어선 임직원의 철학이 담긴 곳이라고 느껴졌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 회사에 대해 소개해달라 

(이 질문이) 늘 제일 어렵다.  창업할 땐 재생원료, 그러니까 ‘네프론이라는 기계를 잘 만드는 회사’, ‘폐기물에 대해 쓰레기가 돈이 되고 재활용이 놀이가 되는 회사’ 이런 거를 생각했던 거 같다. 근데 하다 보니 폐기물을 가지고 재생원료를 잘 만드는 기업이 없었고, 그래서 우리가 이런 거를 해야 되겠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엠팩토리까지 만들었다.

 

그럼 여기까지 온 게 내가 계획했던 대로 왔느냐, 그건 또 아닌 것 같다. 수퍼빈의 활동들을 예상하고 만든 것도 아니다. 결국 제3자적으로 수퍼빈을 보게 되면 순환 경제라는 문화를 만들어내고 노력하는 기여하고 싶어 하는 회사라고 말할 수 있을 거 같다. 

 

  • 순환경제란 무엇인가 

재활용을 잘하는 행위가 아닌, 인류가 만들어내야 되는 또 하나의 운명이자 문화 행위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이게 단순히 ‘폐기물을 잘 모아서 잘 분리 배출해서 재활용을 잘하자’가 순환경제가 아니었던 거다. 우리 누구도 순환 경제라는 프레임의 문명을 가져본 사람이 아직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새로운 문명의 어떤 질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수퍼빈이 폐기물 분야에서 진입해 사회적으로  필요한 역할을 함께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 폐기물에서의 순환경제 구조를 만든다는 것은 인류의 수많은 어떤 행위를 결정하는 인식과 그것에 따르는 행동들이 같이 움직여야 가능한 하나의 문화적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 폐기물에 관심 갖게 된 이유는 뭔가 

처음부터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가진 건 아니었다. (초기에 창업을 구상할 땐) 소셜(사회적) 문제를 정의해 그걸 풀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해서 사업을 하겠다고 생각했다. 장애, 노령화, 질병 등 여러가지 문제가 있지만 그 중 폐기물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해 폐기물을 선택했다. 

 

그 중 폐기물 소각과 매립량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재활용이기 때문에 재활용에 주목했다. 올바른, 제대로 된 정공법의 재활용이 있다고 생각했고 그걸 찾아서 더 잘 되게 하면 재활용이 더 잘 될 줄 알았다.

 

근데 전 세계 모든 폐기물의 총량이 지구 생태계나 어떤 특정 국가의 폐기물 인프라가 감당하지 못할 만큼 증가됐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제 순환경제라는 새로운 노션(개념)이 설계되기 시작했고 유럽을 중심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 노션(개념)이 만들어지고 있는 시대에 선형경제 방식의 재활용과 폐기물을 다루는 게 한계점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한계점에 봉착했는데 이거를 그래도 더 잘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 완전히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수퍼빈 제공

수퍼빈 제공
 

 

  • 환경 문제와 같이 순환경제라는 시스템을 개인이 해결해보겠다는 생각을 하고 나서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됐나

소명이다. 선형경제, 순환경제 이런 게 제가 만든 개념은 아니다. 그냥 운이 따랐고, 제가 구상하던 게 글로벌 패러다임에서도 동시에 어디선가 있었던 거다. 한국에는 없을 수 있다. 그런데 이제 수퍼빈이 하는 행위들을 설명할 수 있는 아티클이나 또 다른 사례들이 한국 밖에서 일어나고 있었고, 그걸 이제 한국 안으로 갖고 들어오는 역할이 제 역할이었던 거다. 

 

  • 유럽연합 재생원료 비중 의무화 등 전세계에서 규제가 도입되고 있다. 수출할 계획도 있는지

지금 전라북도 순창군에 ‘아이엠팩토리 순창’을 짓고 있는데, 그 곳에서는 리사이클(재활용) 플레이크로 '리사이클 펠릿(pellet)'을 만들 예정이다. 구슬 아이스크림처럼 생긴 펠릿은 원래 석유에서 뽑아낸다. 펠릿을 가공해 병을 만들거나 섬유도 뽑고 필름을 만든다. 그런데 수퍼빈이 만든 플레이크로 펠릿을 만들게되면 석유를 쓰지 않게 된다. 100% 리사이클 펠릿이다. 

 

게다가 펠릿을 통해 좀 더 다양한 플라스틱 소재 산업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플레이크는 밀가루, 펠릿은 밀가루로 만든 도우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도우를 어떻게 가미하느냐에 따라 쿠키도 할 수 있고 빵도 만들 수 있고 국수도 뽑을 수 있게 된다. 밀가루 자체로 국수가 되거나 뭐가 되지 않는 거처럼 펠릿은 가공이 훨씬 용이하다. 

 

아이엠팩토리 내부 전시실에 전시된 재활용 플레이크와 펠릿, 형태가 다양한 식음료 페트병 생산을 위한 초기 형태인 프리폼(freefrom)과 재탄생된 식음료 페트병. 재활용 페트병을 활용해 만든 펠릿. 사진=ESG경제

아이엠팩토리 내부 전시실에 전시된 재활용 플레이크와 펠릿, 형태가 다양한 식음료 페트병 생산을 위한 초기 형태인 프리폼(freefrom)과 재탄생된 식음료 페트병. 재활용 페트병을 활용해 만든 펠릿. 사진=ESG경제
 

전북 순창군에 (펠릿 생산 공장이) 만들어지면 전세계에 수출도 할 수 있다. 플레이크는 폐기물의 가공 제품이라 수출이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부담스러운 제재들이 있다. 근데 펠릿은 화학 소재이기 때문에 전 세계에 판매할 수 있다. 

 

특히 유럽연합은 신차를 제작할 때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25%는 플라스틱 재생원료를 사용하도록 하는 규제(ELVR)를 마련하고 있다. 자동차 안에 들어가는 여러가지 소재 중 복합소재의 강화 플라스틱 소재들이 많이 쓰인다. 거기에 PET 성분들이 들어가는 게 있는데, 그 PET를 석유에서 뽑지 않고 수퍼빈의 펠릿을 넣으면 그만큼의 함유량이 이제 완성차에서 재생원료로 쓴 퍼센테이지가 된다. 따라서 수퍼빈의 펠릿이 자동차 산업에도 적용될 수 있고, 전자산업에도 적용될 수 있다. 음료 패키징에는 기본적으로 다 쓸 수 있다. 

 

  •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스타트업 등 예비 창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창업은 그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일이다. 자신의 삶도 돌아볼 수 있고, 자기의 기업을 창업해 경영한다는 건 자기 신념에 맞는 의사결정을 매 순간 할 수 있는 것이다.  근데 항상 하는 표현이 있다. ‘그 무엇을 상상하고 들어와도 그거보다 힘들다’고. 

 

  • 사회에 수퍼빈과 김정빈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남길 바라는지 

세상과 사람들에게 순환경제라는 새로운 문명에 대해 영감을 줬던 존재로 남고 싶다. 답은 우리도 모른다. 수퍼빈이 이렇게 했다고 해서 이게 순환경제라고 얘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하나의 케이스일 뿐, 일반화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하는 거를 보고 영감을 얻을 수 있다면 좋겠다.